나이트 클럽의 플로어를 뜨겁게 달구던 '아주 오래된 연인'과 5월 달의 단골메뉴가 되버린 '5월 12일'의 빅히트는 대학가의 인기그룹에 불과했던 공일오비를 뜻밖에도 하이틴 스타로 만들어버렸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거겠지만 확실히 이건 공일오비에겐 부담이며 도전이었다. 보다 좋은 앨범을 만들어야겠다는 부담감도 부담감이지만 히트작인 3집의 성공적 포맷을 그대로 가져가야 하느냐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음악 전반을 살펴보았을 때 이 같은 순간에서 보다 급진적인 변화의 방향을 꾀한 사람은 조용필과 서태지 뿐이다. 아쉽게도 공일오비는 그러지 못했다. 2집과 3집의 히트 방정식이라 할 만한 '하우스 댄스'(그의 비밀), 이별 발라드(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떼창(우리들의 이야기)이 건재하고 '4210310'(2집)과 '적 녹색인생'(3집)에 이어지는 사회비판 송(제4부, 교통코리아) 역시 겉 모양새는 크게 다를 게 없다. 어떤 곡들의 코드진행은 훨씬 복잡해지고, 편곡에 쓰인 신디사이저의 음원 또한 더욱 정교해졌지만 왠지 모르게 3집의 반복이라는 느낌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석원 자신도 지적했지만 그때는 왠지 모르게 시리즈적인 이별 이야기를 꼭 노래로 만들어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다. 대중들이 원하는걸 외면하긴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본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이 앨범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70년대 로커빌리 스타일을 극적으로 재현해낸 '신인류의 사랑'과 같은 곡이 그렇다. 비틀즈의 음반을 듣는 듯한 투박한 사운드의 묘미는 충분히 즐거운 것이고 김돈규라는 만만찮은 보컬리스트의 발굴과 함께 자극적인 가사도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어쨌든 어떤게 재미있고 좋은 것인지를 아는 정석원의 감각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확실히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반은 연속선상에서 평가된다. 앞과 뒤의 앨범이 무어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도, 나쁜평가도 있을 수 있다. 이 4집이 3집보다 못할 이유는 없지만 단지 뒤에 나온 앨범이라는 이유로 그 평가가 나빠진다고 해서 마냥 억울해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물론 능력 있는 뮤지션이란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사>
맘에 안드는 그녀에겐 계속 전화가 오고
내가 전화하는 그녀는 나를 피하려 하고
거리엔 괜찮은 사람많은데
소개를 받으러 나간 자리엔
어디서 이런 여자들만 나오는 거야 야~
나도 이젠 다른 친구들처럼
맘에드는 누군가를 사귀어보고 싶어
어쩌다 맘에 드는 그녀 남자친구가 있고
별로 예쁘지 않은 그녀 괜히 콧대만 세고
거리에서 본 괜찮은 여자에게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보면
항상 젤 못생긴 친구가 훼방을 놓지 야~
나도 이젠 다른 친구들처럼
맘에 드는 누군가를 사귀어보고 싶어
주위를 보면 나보다 못난 남자들이
다 예쁜여자와 잘도 다니는데 나는 왜 이럴까